자현은 천천히 손을 들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잡은 손을 끌어다 손목에 입을 맞추자 흠칫 놀란다.
“야, 왕자현…….”
나무라며 손을 빼려 했지만 확실히 강한 저항은 아니었다. 자현은 그대로 그녀의 손을 세게 잡아당겼다. 설의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졌다. 반대편 팔로 그녀를 끌어안다시피 하고 귓가에 속삭였다.
“아무리 학생이라고 해도 믿으면 안 돼요, 선생님.”
설이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려 했으나 자현이 한발 빨랐다. 나머지 손도 붙잡고 그녀를 내려다봤다.
“게다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고백한 상대 앞에서 이렇게 무방비하면 파고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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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지 말고 로맨스도 봐요. 내가 꿈 꿀 수 있게 해줄게요.”
“시끄러워.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얼른 잠이나 자.”
꿋꿋하게 책에 시선을 두고 있던 설은 옷자락이 당겨지는 느낌에 고개를 들었다. 자현이 이불 밖으로 한 손을 꺼내 설의 소맷자락을 당기고 있었다.
“손잡고 싶어요.”
헷갈린다. 어린아이가 엄마 손을 찾는 것 같은 감정인지,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의 손을 잡고 싶어하는 건지.
연하남, 하지만 다정한 남자.
은근 뻔뻔남, 하지만 알고 보면 순정적인 남자.
신중남, 하지만 때론 저돌적인 남자
정신 차렸을 땐 이미 ‘남자’로 성큼 다가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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