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파트너로 1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나는 강유연 씨와의 인연, 하룻밤으로 끝내고 싶지 않아.”
기억을 잃은 남자와 기억을 홀로 떠안은 여자의 만남이었다.
그러나……. 오기를 바라지 않았던 끝이 기어이 오고야 말았다.
“약혼, 축하드려요. 그동안 즐거웠어요.”
어차피 보답받지 못할 사랑이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동안 즐거웠다고? 그래서 이제 그만 끝내자……?”
“네. 그래야 제게도 기회란 게 생길 테니까요. 실장님처럼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으며 가정을 꾸릴 기회가.”
고요하게 일렁이던 수혁의 눈동자가 거칠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쩌지? 나는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는데.”
뚜벅뚜벅 다가온 그가 손끝으로 유연의 목을 그러잡았다.
아이? 가정을 꾸려? 그것도 내가 아닌 다른 남자랑?
“천만에. 강유연. 넌, 절대로 날 벗어날 수 없어. 놓아줄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손을 내밀지도 않았을 테니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강유연 옆에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가 서 있다니.
그럼에도 오만함을 멈추지 않으며 제멋대로 날뛰었다.
어느새 그녀에게 흠뻑 젖은 것을 모르고.
“결혼을 하든, 아이를 낳든. 원하는 거라면 뭐든 해도 좋아. 단, 네게 다른 남자 따위는 없을 거야. 네가 바라는 그 상대는 바로 내가 될 테니까.”
빠져나갈 수 없는 덫에 함몰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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