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아무나 가볍게 만나는 건 그만해야겠어.”
너무 좋아해서 몸과 마음을 다 준 결과, 나는 가벼운 아무나가 되었다.
이 지긋지긋한 짝사랑도 이제는 끝내야지.
그러나 다짐처럼 잘 되지 않아 마음이 메말라 가던 중.
늘 아껴 왔던 후배, 서윤이 어느새 곁으로 다가와 나를 잡아 왔다.
“선배, 그 새끼 제가 잊게 해 줄게요.”
네가 무슨 수로.
그 말에 서윤은 눈 하나 깜짝 않고 말했다.
“저랑 자요.”
“뭐?”
“절 대체제로 쓰란 뜻이에요. 필요할 때마다 저 불러요. 불러서 그 새끼 대신으로 써요.”
서윤은 손으로 내 눈을 가린 채 그렇게 말했다.
“불러도 돼요. 그 새끼 이름.”
그 말대로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을 내뱉느라 나는 차마 묻지 못했다.
너는 대체,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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