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연이라고?’그제야 하루는 자신을 답답하게 만들었던 기억을 끄집어내는 데 성공했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얼굴을 어디서 봤나 했는데, 이번 여행이 끝나고 한 달 뒤에 있을 하루의 약혼식 상대였다.어떻게 이 남자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을 수가 있는 것인지 하루는 자신도 이 기막힌 우연에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낯선 외국 땅에서 만난 약혼자. 운명적인 만남과 우연한 사고로 인해 이어진 두 사람의 인연.“하루 씨가 잠꼬대로 그러던데요. 내가 좋다고.”“그건!”황급히 목연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하루는 목청을 올렸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는 듯 목연은 능글맞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어젯밤을 기점으로 다양해진 목연의 표정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을 정도였다.그러나 하루는 한껏 달라진 목연의 표정 변화보다 본인이 저지른 부끄러운 실수를 수습하는 것이 먼저였다. 그러나 이미 새하얀 도화지처럼 순백의 색으로 가득해져 버린 그녀의 머릿속은 마땅한 변명거리도, 화제를 돌릴만한 대화 주제도 찾지 못했다.“좋았던 건 맞지만….”결국, 하루는 모든 사실을 시인했다. 마치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범죄자처럼 푹 숙인 고개는 안타까움을 자아낼 법했는데, 목연은 오히려 더 놀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정리되지 않는 감정과 함께 하루는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목연을 앞에 두고 혼란스러워하는데.약혼을 앞둔 두 남녀의 ‘한 발 빠른 허니문’을 그린 이야기.<[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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