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황태자이자, 소꿉친구, 그리고 약혼자였던 미카엘은 나를 싫어했다.
그에게 고백했을 때 그는 대답했다.
“내가 이겼어요. 처음부터 당신이 싫었거든요.”
미카엘, 그에게서 떨어진 간결한 말이었다.
길게 늘어진 눈꼬리가 둥근 호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부드러운 그의 눈매와는 달리 빤히 바라보는 눈동자가 차가웠다.
나는 그 옆에 서기를 원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그의 손을 놓기로 했다.
“우리, 그만해요.”
그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항상 여유롭던 그의 목소리가 물기를 머금었다.
내 손을 다급하게 붙잡는 그의 손을 처음으로 내쳤다.
“…이러지 마. 이러지 말아요.”
언제나 나의 위에 당당히 서 있던 그가, 결국 내 앞에서 무너졌다.
웃기지도 않았다.
아주 긴 씁쓸한 짝사랑의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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