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스릴러 중단편선
미씽아카이브 테마 단편집 <죽여주는 직장 생활>
수윤은 입사할 때는 신입 사원이었지만 거래처 사장과 회식을 할 때는 주임이었고, 퇴사와 함께 대리가 되었다. 이상한 직장인 세계에서 튕겨져 나온 수윤은 옛 직장 상사의 추천을 받아 처음 들어 보는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간다. 대기업 본사에 입주해 있는, 믿을 만한 하청업체라고 했다.
하지만 회사는 수윤이 지금껏 다녀 본 가장 나쁜 회사보다도 후줄근했다. 사람들은 의뭉스럽게 수윤을 간보고, 처음 해 보는 일은 낯설기만 하다. 수윤은 그저 남들처럼 자기 자리를 찾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왜 이렇게 힘들까? 어떻게 다들 자기 자리에서 일을 하는 걸까?
반짝반짝 빛나는 출입증을 가지고 싶다는 게 그렇게 큰 꿈을 아닐 텐데. 수윤에게 주어지는 건 다른 사람의 명의로 되어 있는, 여태껏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쳤을 낡고 바랜 출입증뿐이다. 확신을 잃은 수윤의 정신은 환각과 소음으로 가득한 이상한 나라로 빠져들어 버린다.
불안한 처지에 놓이고 싶은 사람은 없다. 다들 마지못해 떠밀리고, 돌아가지 못해 배회한다. 그래서 수윤은 묻는다. 오늘, 출근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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