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처음이 되고 싶어 [독점][외전 추가]

너의 처음이 되고 싶어

“그 장님 공녀, 아직도 눈을 못 떴나?”
눈이 보이지 않는 에리얼에게 사람들이 던지는 시선은 늘 한결같았다.
조롱과 멸시, 혹은 동정 어린 시선.
그런 에리얼에게 제국 최고의 신랑감이라는 남자가 청혼장을 내밀었다.
가문 때문이라고 해도, 동정이라 해도 좋았다.
갈 곳 없는 에리얼은 기꺼이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천대받으리라 각오하고 그의 곁에 섰을 때.
“부인. 제 얼굴이 그려지십니까?”
남자는 그녀를 무시하지 않았다.
정부를 들이지도, 때리지도 않았다.
품위 있는 말씨, 우아한 태도. 배려가 묻어나는 손길에 에리얼은 안도를 느꼈다.
“난 괜찮아.”
그랬다.
이 결혼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나… 백작님을 좋아하나 봐.”
백작의 정체도 모르는 에리얼이 그를 좋아하게 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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