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 상환과 직장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평범한 직장인 희수.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월광연가>라는 책을 읽다, 갑자기 조선 시대로 떨어지게 된다.이곳이 어느 시대인지, 지금 임금은 누구인지 알 길이 없는 희수는우연히 마주친 소년의 도움을 받게 되고이상한 여인이 출몰했다는 소문은 수양대군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밝혀진 두 사람의 과거 인연.조선의 잔혹한 군주 세조의 젊은 시절, 무엇보다 간절히 원했던 건 권력이나 왕좌가 아닌미래에서 온 한 여인이었다!<월광연가>라는 비밀스러운 서책을 둘러싼15세기 사내 수양과 21세기 여인 희수의 시공간을 초월한 러브스토리. ***“……널 품을 것이다.”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다. 희수는 물기 가득한 눈망울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러질 않기를 바랐다.“너를 붙잡을 방법이 공포뿐이라면 기꺼이 염라 지옥의 악귀가 될 것이며, 그것이 영겁의 업을 짊어지는 것이라도 달게 받겠다. 네 마음? 그 또한 얻을 것이야. 내 방식으로, 내가!”늘 평정을 유지했던 수양과 거리가 먼 목소리였다. “……무려 7년의 세월이었다. 네가 나에게 알려 준 인고의 시간이.”수양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붙들린 어깨가 속절없이 그의 품에 안겼다.“……하니, 이번에도 기다릴 것이다. 끝내 너를 내 곁에 두었으니, 이번에는 네가 나를 허락하는 순간을 과녁 삼아 나는 또 살아갈 것이다. 몇 년의 세월이어도 기다리겠다. 그때…… 온 마음을 다해 너를 안을 것이다.”인내가 담긴 사내의 깊은숨이 희수의 귓가를 쓸고 지나갔다. 따뜻한 호흡이 우습게도 위안이 됐다. 탁, 풀린 긴장에 희수는 다시 어깨를 들썩이며 울음을 삼켰다.“희수야.”절절한 부름이었다. 대답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그녀 역시 울음을 참느라 입술을 달싹일 뿐이었다.“너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찾고 또 찾을 것이야. 그러니 제발…… 제발 내 옆에 있어 다오.”“흐으…… 윽.”진정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절망감이 그녀를 무겁게 짓눌렀다. 여인의 흐느낌이 길게 이어지는 밤. 유난히 밝은 달빛이 야속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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