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보자고, 동거.”일방적인 이혼 통보 후 홀연히 떠났던 남자가 2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러 온 거면 그만 가요.”“많이 변했네. 한채원이 거절이라는 걸 할 줄도 알고.”수혁은 허리를 숙여 채원의 키에 맞추고는 비스듬히 입꼬리를 올렸다.“좀 더 솔직해져 봐. 아니면 들키지를 말든가.”예고도 없이 코앞으로 불쑥 들이닥친 얼굴에 채원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그의 향기와 숨결에 정신마저 아득해졌다.“이것 봐. 여전히 떨고 있잖아, 내 앞에서.”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우습게도 수혁 앞에 선 채원은 한없이 무력했다.긴장을 이기지 못한 그녀는 숨 쉬는 방법마저 잊은 듯했다.“……나한테 이러는 이유가 뭐예요?”“궁금하면 내 제안 받아들여.”그 순간, 위험한 예감이 채원의 머릿속을 잠식했다.2년 전 그 날처럼, 또다시 덫에 걸려들 것 같은 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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