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함께하는 밤이 늘어날수록, 깊어지는 밤처럼 그녀의 마음이 깊어진다.-
“작별 인사 받으려고 불렀어. 무사히 다녀오라면서 진하게 뽀뽀 한 번 해 줘.”
정우의 음성은 너무도 무던했다. 악착같이 거리를 유지하는 다윤이 조금 더 다가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눈곱만큼도 드러나지 않을 만큼 평범 그 자체였다.
다윤은 ‘뽀뽀해 줘.’라는 낯간지러우면서도 달콤한 요구보다 ‘작별 인사’라는 말에 주의를 기울였다.
작별. 혹은 이별.
언젠가 닥쳐 올 두 사람의 마지막이 다윤의 머릿속에 연상되었다. 그때는 정우와 다윤이 더는 남자와 여자가 아닌 직장 동료로만 지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정우가 방금 한 말은 두 사람의 마지막을 거론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잠깐의 헤어짐을 말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서걱서걱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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