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회계조사팀에 재직 중인 츤데레 엄지우.
27년 동안 그의 눈엔 그녀만 보이는데,
다가가면 필사적으로 물러나는 그녀 때문에 애가 탄다.
뼛속까지 프린세스인 문주얼리 디자이너 윤해인.
부모님의 이혼을 보며 결혼에 부정적인 그녀.
사랑과 우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한다.
“사랑해.”
뜬금없는 고백에 지우의 얼굴에 불길이 일었다.
“자꾸 보면 나 매력 있다?”
매력이라. 혈관까지 파고들어 피를 들끓게 하는 것이 그녀가 말하는 매력이라면, 새벽바다처럼 고요하고 잔잔하게 살고자 하는 지우에겐 너무나 치명적이다.
해서 그를 들끓게 하는 해인 대신 여리고 순한 다연을 선택했다. 늘 이성적으로 대할 수 있는 편안한 배우자로는 손색이 없다.
“말했잖아. 손 많이 가는 여자 질색이야.”
“그래도 사랑하잖아.”
그의 눈동자가 폭풍전야의 바다처럼 짙어졌다. 곧고 단단한 손가락이 가녀린 목덜미로 감겨들었다.
“나 상견례 한 거 알지?”
그의 물음에 해인은 입을 다물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그런데? 너의 이런 도발을 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우야, 나는.”
“우리 결혼할까?”
당황한 그녀와 달리 지우의 표정은 단단한 얼음조각처럼 굳어 있다.
“언제 질릴지 모를 와이프보단 친구가 낫지 않아?”
“친구? 친구로 머물고 싶었으면 선을 넘지 말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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