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님, 소원을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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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데리러 왔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검은 슈트의 남자 해우는 다짜고짜 말한다. 널 데리러 왔다고. 가는 데는 순서 없다는 그의 말. 그렇다. 그는 저승사자였다. 
오예서의 인생은 이제껏 공부, 일. 그 외엔 없었다. 결국 꿈꾸던 간호사가 되어 일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뭔가 허전함을 느끼고 잠시 쉬려던 차에 이게 왠 날벼락?! 다른 무엇보다 모태솔로인 것이 아쉽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남은 날을 화끈하게 불태우리. 
그런 그녀의 다짐과 달리 이 저승사자라는 남자, 사사건건 방해다. 
"이봐, 그럼 네가 해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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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미칠 듯이 쿵쾅대는 심장 소리가 그에게까지 들릴 것만 같았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아니,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생각하고 있었지만 마음이 머리를 따라오지 못했다. 
돌아서서 얼굴을 보인 그에게 저도 모르게 손이 뻗어졌다. 
예서는 망설임 없이 해우의 뒷목에 두 손을 겹쳤다. 빠르게 디딘 발에 탁탁 대리석을 내리찍는 구두 소리만이 울렸다.
해우의 검푸른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이, 이게 뭐 하는 짓이지?”
그의 갈피 못 잡는 눈동자를 따라 시선을 맞추는 예서는 희미하게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살짝 틀었다.
“그럼…… 사람 아닌 너한테 덤벼들어도 돼?”
“뭐?”
“사람 봐 가면서 덤벼들라고 했잖아. 그럼 사람 아닌 너한테는 막……, 막 들이대도 되는 거야?”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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