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이제 나 이외의 인간과 대화할 수 없어.”벽아에게는 웃음이 없었다.남자는 회유도 해 보고, 명령도 해 보고, 구차하게 빌어도 봤다.그러나 그가 무슨 짓을 해도 여자는 웃지 않았다.암행 중 발견해서 황궁으로 데려온 눈길의 여인.벽아는 신비로울 만큼 아름답고 가련했다.처음에 그는 그녀에게 다정하였다.그러나 보답 받지 못하는 사랑에 너덜너덜해졌다.마음이 파괴된 남자는 하루하루 미쳐갔다.“내가 명령하면 모두 따른다. 웃으라면 웃고 울라면 울고 구르라면 구른다. 너도 그리해야 한다.”그녀는 그를 시린 칼처럼 노려보았다.“만약 제 입을 찢으신다면 웃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그는 늘 벽아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그러나 그녀가 기쁠 수 없다면 슬프게 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눈물 밴 가슴에 오직 저만 담을 수 있다면.증오로 가득 찬 시선을 독차지할 수 있다면.그것도 퍽 환희로우리라.“벽아, 나는 네가 울기를 바라.”어느 날 무표정하게 중얼거린 그는 그녀를 우악스럽게 떠밀었다.죽은 나비처럼 널브러진 여자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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