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고 아내였던 여자를 잃었다. 여자를 다시 찾아야겠다는 집념은 탐욕보다 깊었다.“오랜만이야.”머릿속이 암전된 사람처럼 혜원은 그저 남자를 망연히 쳐다보았다. 목석처럼 앉아 있는 혜원을 직시하는 석원의 눈빛은 서늘했다.석원이 마주 앉자 괜스레 주먹이 힘이 들어간 혜원은 마른침을 삼켰다. 눈이 마주쳤다.혜원의 입술에서 간헐적으로 떨리는 호흡이 터져 나왔다.“네가 왜…… 여기 있어?”“내 집이니까.”“뭐?”“여기 누구 만나러 왔어?”“백명 작가님.”“그게 나라고.”혜원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자 석원은 마른 웃음을 흘렸다. 미치도록 원하는 여자를 앞에 두고 털끝도 닿지 못한 욕망이 남자의 목울대가 위아래로 느리게 움직였다.“일어나서 나갈 생각 않는 게 좋을 거야.”“…….”“들어오는 문은 있어도, 나가는 문은 없거든.”두려움이 짙게 서린 혜원은 그대로 동상처럼 굳어 버렸다.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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