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망덕하기만 한 줄 알았더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여자였네.”“보시다시피.”“언제 끝나지?”“새벽에요.”오후 5시. 시간을 확인하고 태성은 피식 웃었다.“좋아. 서지윤의 시간을 내가 사지.”“미안한데, 몸은 안 팔아요.”“시간을 달라고 하면 무조건 자자는 뜻인가? 그걸 바라고 있는 줄은 몰랐는데, 뭐 그렇게 원한다면야.”태성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가 다시 반듯하게 펴졌다. 잘생긴 얼굴에 얄미울 정도로 능청스러운 태연함이 깔렸다.지윤은 소리를 지르듯 목청을 높였다.“아니요!”“아쉽네. 솔직하게 말해주길 바랐는데.”“원하는 남자를 만났다고 해서 내 일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얼빠져 있진 않아요.”“그러니까, 나를 원하긴 했다는 뜻이네.”태성이 히죽 웃었다. 지윤은 다급하게 입술을 닫아 거짓말도 못하는 혀 대신 입술을 깨물었다. 엉겁결에 본심이 나와 버려서 약이 올랐다. "나를 원해요?""부정한 순 없지."<[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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