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는 돈이 필요했고, 그 남자는 그 여자가 필요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은향의 말이 다 맺어지기도 전에 도열은 신발을 벗고 성큼 거실 위로 올라섰다. 순식간에 예민해진 그녀의 후각에 위험한 냄새가 감지되었다. 한 발, 두 발 뒤로 물러서는 그녀의 행동에 도열의 눈동자가 차갑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벗어.”
크지도, 높지도, 빠르지도 않게 도열이 내뱉었다. 확인해야 했다. 그녀가 온전히 자신의 여자라는 것을. 그래야 이 불쾌한 기분이, 이 불안한 기분이 사라질 것 같았다. 그리고 벌하고 싶었다. 자신을 두고 다른 사내를 만나고 다니는 그녀를.
“뭐라고요?”
은향의 눈매가 위로 치켜 올라갔고 음성은 신경질적이었다.
“들었잖아? 벗어.”
“이……이 미친…….”
“말조심해. 정말 미친놈이 하는 짓거리를 보고 싶지 않다면”
도열은 차갑게 읊조리며 은향의 손을 던지듯 놓았다. 도열은 다시 잇새로 말을 이어갔다.
“네 손으로 벗어.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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