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인’그녀의 별칭이었다.어두운 컬러의 옷들만 입는 건 둘째 치고, 한여름에도 긴팔과 목까지 올라오는 드레스를 입는 탓이었다. 보기 흉한 점이 있다, 혹은 큰 흉터가 있을 거라는 것이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었다.소문은 그 어느 것도 맞지 않았다. 이 여자를 앞으로 어떻게 할까.베르딕은 부산물로밖에 여기지 않은 레이티아에게 흥미를 느꼈다. “한 가지, 한 가지 들어주시면요.”먼저 말을 꺼낸 그녀는 요동치는 눈동자로 그를 응시했다. 꽤 살아 있잖아. 죽은 인형과 다름없다고 수군거리던 사용인들의 말과는 달랐다.나쁘지 않았다. 말귀를 못 알아먹는 멍청한 개보다 간식을 달라며 칭얼거리는 개가 나았다. 가까이에서 본 그녀는 죽은 누이, 엘라와 별다르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자꾸 손톱 밑에 박힌 가시처럼 저를 건드렸다. 언제 찔렸는지도 모를 가시였는데, 문득문득 통증이 느껴져 존재를 잊을 수 없게 만들었다.애정이 없던 것에 관심이 가고 궁금해하고 있었다. 이런 자신의 상황이 달갑지 않았다.엘라에게는 하지 못했던 구원을 그녀에게는 해내고 싶었다. 그것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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