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잤어?”
태연한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승조의 말에 유경이 서둘러 그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몸을 일으켰다. 자그마한 몸이 바스락거렸다. 그러다 균형을 잃고, 그대로 소파 아래로 몸이 넘어갔다. 승조는 서둘러 두 팔을 뻗어 그녀의 가녀린 몸을 지탱했다.
쑥 끌어 올리자 단숨에 따라 올라오는 몸이 지나치게 가볍게 느껴졌다. 밥은 제대로 먹고 다니는 건가. 툭 건드리면 부러질 것 같은 가냘픈 그녀의 손목을 보며 승조가 인상을 찌푸렸다.
“고, 고마워.”
평정을 되찾은 그녀가, 이번에는 천천히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코끝을 맴돌던 기분 좋은 비누 향이 멀어지자,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는 확실히 알았다. 유경이 있으면 편하게 잠들 수 있다는 사실을. 왜 그녀여야만 하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에게 유경은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고마우면 내 부탁 하나 들어주지.”
“부탁? 무슨 부탁?”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유경이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막상 염치없는 부탁을 하려니, 승조 역시 긴장이 되었다.
“이거 쉽게 하는 말 절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 들어.”
“뭔데 서두가 그렇게 길…….”
“같이 자자,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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