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션(tension)

텐션(tension)

소문만 무성한, 미스터리 한 남자. 강무찬.
“내가 과연 내 안의 괴물을 잠재우고 그녀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한 여자를 지독히 사랑한 그.
“이은수 씨가 돈이 필요하듯이, 나도 이은수 씨가 필요했을 뿐이라고 해두지.”
가진 거라고는 빚과 자존심 그리고 몸뚱이뿐이었던 여자. 이은수.
“……저를 사달라고 했어요. 가능한, 비싸게.”
사는 게 힘들어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 없던 그녀.
“제가 대표님께 죄책감 느끼게 하지 말아주세요.”
-본문 중-
“이은수 씨가 이 시각에 무슨 일이지?”
다행히 저를 아는 듯한 그의 말투에 은수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옅게 미소 지었다.
“무슨 일은요, 며칠 못 왔잖아요. 대표님 곁에 있어 드리려고…….”
“이제 그럴 필요 없어. 그만 돌아가.”
무찬이 차갑게 문을 닫으려고 했다. 그의 냉대에 당황도 잠시, 은수가 발을 뻗어 문이 닫히는 것을 서둘러 막았다.
“갑자기 왜 이러세요, 대표님.”
“분명히 돌아가라고 했을 텐데.”
은수가 기어이 그를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 은수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무찬이 미간을 구기며 더는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게 그녀의 팔뚝을 꽉 움켜쥐었다.
“아, 아파요. 대표님!”
“이은수 씨, 뭔가 크게 착각하는 모양인데, 우리 사이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이은수 씨와 나는 돈으로 묶인 계약관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어. 그런데 이미 계약도 끝난 마당에 함부로 이렇게 들어오면 곤란하지.”
그의 냉대에 얼어붙은 듯, 은수는 상처받은 눈으로 넋을 놓은 채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알고 있다. 단 한 번도 그가 제게 여지를 준 적이 없다는 걸. 그렇다고 이렇게 차갑게 매몰차게 밀어낼 필요는 없지 않은가.
“계, 계약을 연장하면 되죠.”
그렇게라도 그의 곁을 지켜주고 싶었다. 비굴해져서라도, 나쁜 년을 자처해서라도.
“어차피 돈이 더 필요했거든요.”
얼굴에 철판을 깐 채 은수가 배시시 웃었다. 그런 은수를 그가 차갑게 응시했다.
“그리고 대표님. 저 필요하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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