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폐의 극치를 달리는 BL 소설에 빙의했다.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얼굴에 닿지 않는 짧은 팔, 촘촘하고 윤기가 도는 털, 한번 누르기 시작하면 손을 뗄 수 없는 폭신한 뱃살...?빙의물보면 성녀며 왕녀며 대단한 역할로 빙의하던데, 왜 나는... 나는...!‘세상 귀여운 곰 인형에 빙의돼 버린 건데?!’당장이라도 엎드려서 엉엉 울고 싶은 기분이다.“앞으로 네 이름은 베아트리체 카르인나 밀러라인이야.”심지어 인형의 주인은 원작에서 세계 멸망을 불러오는 남주인공이다. 귀염뽀작한 어린 모습이긴 하지만, 나는 절대로 외양에 속지 않을 테다! 긴장을 놓지않고 언제라도 도망칠 준비를-“베아트리체는… 요정이 맞나보다!”한두 번은 속아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아니, 그런데 그 전에... 미래를 생각하면 인형이나 껴안고 자는 건 아니지 않아?광공으로서의 면모가 안 살잖아. 내가 아는 광공은 이렇지 않다고!* * *나의 안락한 미래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녀석의 인성교육을 시작했다.“옛날 어느 마을에 존과 스미스가 살았어. 둘은 형제였는데, 동생 스미스는 마음씨가 곱고 착했어. 그런데 형인 존은 욕심쟁이에다가 성격이 매우 나빴대. 아버지가 시름시름 앓던…”일단, 첫 시작은 흥부와 놀부를 각색해서 들려주는 것부터.“존은 스미스를 하인처럼 부렸고. 추운 겨울날, 스미스네 가족들이 먹을 쌀도 아까워서 스미스의 가족들을 내보냈어.”“존은 스미스에게 월급을 안 줬어?”“어…. 줬을걸?”“그럼 그거 쓰면 되겠네.”“으음…. 그렇게 많이 주지는 않았어. 그래서 스미스를 합쳐 열네 명이나 되는 가족들은 쫄쫄 굶어야 했고.”“키울 여건이 안 되면 임신하질 말았어야지. 아이만 열두 명? 쯧.”어….“거기다가 아이들이 12명이나 되니까 앵벌이라도 시키던가.”“자, 잠깐! 그건 아니야! 이건 동화라고!”노력은 했다.* * *지금까지 이런 집착은 없었다. 광공의 집착 대상이 사람이라는 법 있나요? 우리집 광공은 인형에게 집착합니다.“이제 인성교육은 안 해?”“안 해!”#여주한테는 벤츠긴 벤츤데… #그런데 폭주하는 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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