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관계는 하루와 같았다.동우와 나는 낮이 오면 밤이 오는 것처럼 함께했다.하지만 우정보다는 진하고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어느 날, 내가 먼저 도망쳤다.“어서 와.”이별이 영원할 줄 알았는데 소나기처럼 그와 재회했다.마음은 가장 멀리 있는데 몸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운, 몸과 마음이 반비례하는 기묘한 동거가 시작됐다.“너, 내가 만지는 거 싫어하잖아.”동우는 변하지 않았다.변했지만 변하지 않았다.“……내가 원망스럽지 않아?”“한 번도 널 원망한 적 없어.”진심이 담긴 위로에 눈물 대신 허탈한 웃음이 흘러나왔다.아픈 마음을 핑계로 힘없는 버드나무가지가 되어 속없이 기대고 싶기도 했다.“괜찮아.”“하지만…….”“내 일 알아서 잘해.”하지만 동우는 내게 의지하지 않는다.언제나 행복한 바비인형처럼 웃기만 할 뿐 그의 슬픔도 아픔도 나는 모른다.나는 두렵다.너에게 무지한 내가 네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쁨의 가치를 알지 못할까 봐.공감하지 못하는 순간 동우 네가 고독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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