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주
백운 종합병원 흉부외과 치프.
원나잇에 성공할 뻔한 여자가 인턴으로 병원에 왔다.
“재미있군. 다시 만나다니.”
서유진
백운 종합병원 응급외상센터 인턴.
원나잇 상대가 될 뻔했던 남자가 치프로 병원에 있었다.
“이번 생, 난 망했다.”
<본문 중에서>
“저어, 저, 정말 죄송한데요…….”
말이 도무지 나오지 않았다. 저토록 달아올라 있는 남자 앞에서 아무래도 안 되겠다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어지지가 않았다. 더구나 그녀가 먼저 함께 밤을 보내자고 제안
했으면서 말이다.
“흐음.”
남자가 입가를 늘어뜨렸다. 얼핏 낙담의 쓴웃음 같은 게 보이는 것 같았다.
“자신이 없어진 거죠?”
“어, 그게…….”
“좋아요. 어쩔 수 없지.”
“저, 정말 죄송합니다. 그럼.”
얼굴을 제대로 들지도 못하겠다. 추하다. 만약 그와 끝까지 갔다면 적어도 그의 이름 정도는 물을 용기를 냈을 텐데, 지금의 유진은 어서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 그녀를 남자의 목소리가 불러 세웠다.
“잠깐만요.”
“……네.”
“이거, 풀어진 모양인데 가져가요.”
남자가 목걸이를 손가락에 건 채로 그녀에게 내밀고 있었다. 그것을 보자 유진은 좀 전까지 그에게 가졌던 미안한 마음이 얼마쯤 사라지는 것 같았다. 이 남자, 바람둥이가 맞는 모양이다. 전용 룸에서의 목걸이라니. 유진은 허리를 곧추세우고 얼굴을 들어 그를 마주했다.
조금은 당당해진 목소리가 잘생긴 남자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거 제 목걸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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