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키에 다부진 몸, 단상에서 유창하게 영어, 독일어, 불어, 중국어로 인사말을 하는 새로운 부사장.
M그룹의 새로운 아이돌이 생긴 것처럼, 창립기념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부사장에게 쏠려 있었다.
“이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연지는 떨리는 두 손을 부여잡고 심호흡을 했다.
사랑을 믿지 못하게 만든 남자가 7년 만에 나타났다.
사랑에 처참히 버려진 여자, 송연지.
사랑했던 그녀를 잊어버린 남자, 이결.
“부사장님. 괜찮으십니까?”
“가지 마.”
“네?”
“가지 말고 옆에 있어.”
이결은 연지를 껴안았다. 물을 가져다주겠다고 말했지만 그는 포옹을 풀지 않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파서 이러시는 걸로 생각하겠습니다. 놔주세요.”
“가지 않겠다고 말해.”
가슴 깊이 무거운 것이 쑤셔 오는 것을 느꼈다. 처참하게 버려진 7년 전의 일을 까맣게 잊은 것처럼 심장 뛰는 소리가 들렸다.
“키스해도 될까?”
물어보면서도 대답을 기다리지 않는 것처럼 그의 손가락이 미친 듯이 뛰고 있는 그녀의 목덜미, 쇄골을 스쳤다.
거듭된 오해와 숨겨진 진실.
우리는 다시 한 번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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