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넷 백작가에 대한 소문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그렇게나 전도유망했던 데넷가의 장남이, 반쯤 미쳐 버렸다지 뭐야?”
그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는 소문이 제국 내에 파다했다.
그리고 망한 자작 가문의 영애인 비올레타는
그 데넷가의 차남에게 은밀한 제안을 받게 된다.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로 하자고.”
“……제가 뭘 하면 되죠?”
“제대로 형님을 유혹해 봐. 뭣하면 몸을 써서라도 말이야.”
* * *
“내가, 누구라고?”
“저의 남편……이 되실 분이자, 제가 섬겨야 할 주군이세요.”
“그래. 그러니 오늘부터는, 네가 해야 하는 역할도 바뀌는 것이지.”
귓속을 파고든 그의 목소리에 일순 전율이 흘렀다.
“비올렛, 제대로 벌려 봐.”
비올렛타는 확신하고 있었다.
적어도 이곳, 데넷 백작가 내에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그에 대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그러나 그것은 명백한 오판이자, 오만이었다.
눈을 질끈 감은 비올레타의 귓가에 또다시 눅눅한 음성이 침범했다.
“눈 떠. 지금부터 내가 무슨 짓을 하는지 똑바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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