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집을 내고 흔적을 남기는 것도, 잘라내든 찢어내든 바스러트려 없애는 것도 다 나만 할 수 있어.”
신분이 필요했던 천민 출신 남작 클렌 폰 르쉘.
집안의 빚을 갚을 돈이 필요했던 백작가의 영애 라비안 애들레이드 폰 엘더.
고귀한 품격, 우아한 기품, 고고한 자존심, 드높은 자부심까지.
목적이 분명한 결혼임에도 클렌은 라비안의 모든 것이 못마땅했다.
그런데 어째서.
“당신을 보면 이상하게 허기가 져.”
혹독한 부모를 둔 덕에 너무나도 새하얬던 것이다.
하나, 하나 손수 가르쳐 제 것으로 만들어가는 게 딱 마음에 들었다.
어느 누구의 손도 타지 않은 그녀를 제 손으로 물들여 온전히 제 것으로 삼을 일이 너무나도 기꺼웠다.
클렌은 이 결혼을 완벽한 불행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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