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망가져 버린 함선.
낯선 행성에 홀로 조난당한 나는
우연히 만난 외계인, 윤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비록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도,
어디인지도 모르는 막막한 상황이지만
외롭지 않도록 다정히 안아 주는 윤에
마치 그리운 이를 마주한 것처럼,
나는 한없이 다정한 그에게 이끌리는데…….
* * *
나 뭔가…… 실험당하고 있는 건가? 내 눈썹이 서글프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나는 지금 여유롭게 분통이나 터뜨릴 새가 없었다. 남자애가 내 양 뺨을 제 커다란 손바닥 안에 가뒀다. 이 다정한 손짓에 심장 귀퉁이가 뭉개지는 기분이 들었다. 감탄사가 나올 만큼 잘생겨서가 아니라, 외계인한테 뺨이 감싸여서 그랬다.
잠깐만. 어……. 어? 어어? 남자애 얼굴이 점점점 다가온다. 이 행성의 자전 속도가 느려진 것처럼, 내게서 흐르는 시간이 속수무책으로 천천히 흘렀다. 반짝반짝한 눈이 스르르 감기고, 턱이 꺾인 채 나를 향했다. 정확히는 내 입술을 향하는 것 같았다. 나는 숨 쉬는 것도 잊고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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