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서은의 눈망울에 눈물이 맺혔다. 그는 기억보다 더 야위어 있었다. 얼마 전에 본 광고 사진보다 안색이 어두웠다. 음영 진 얼굴은 그가 더는 열일곱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했다. 두 사람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세월이 흘렀다.
“‘어떻게’라니. 구체적으로 뭘 묻는지 모르겠는데.”
그가 일소를 터뜨리며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서로의 신발 앞코가 부딪칠 뻔한 거리였다. 서은이 서둘러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는 이런 그녀가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느슨하게 올렸다.
“어떻게 이곳을 알고 찾아왔는지를 묻는 거예요?”
“…….”
“아니면, 어떻게 용서했는지?”
“재현아.”
“어디에 숨어 들어가 사는지 정도야 쉽게 알죠. 이사는 잘했어요. 전에 살던 반지하는 겉보기에도 별로였거든.”
서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지난 6년간, 제가 살아왔던 흔적을 그가 밟고 있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영원히, 다시는 못 보는 사이인 줄로만 알았다.
“그다음, 뭐가 듣고 싶죠? 어떻게 용서했는지?”
“아,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잘 지내시니?”
재현의 입에서 나올 말이 두려워 빠르게 말문을 막았다. 하지만 임기응변치고 질문이 시시했는지 재현이 핏 웃었다.
“여전하네, 그 뻔뻔함은.”
“…….”
“덕분에.”
재현은 이런 서은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제는 물러설 곳도 없었다. 천천히 허리를 숙인 그가 서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마치 6년간의 심연을 읽어내겠다는 듯이 깊은 눈동자였다.
“잘 지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그런데 목소리가 달라졌다. 갑자기 눈빛이 변했다. 서은이 주춤, 몸을 움직였다.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자 재현이 키스할 것처럼 고개를 기울여왔다.
“뭣같이 지냈다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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