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정체가 뭔데요?”“신입사원이라고 해두지.”아직 회사 내에서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 정식 인사는 며칠 후. 지금은 전체적인 현안 파악을 위해 일주일째 공부 중인 상태였다. 그러니 신입사원이라고 해도 맞는 말인 것이다.“그나저나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이런 거나 본 직원에게 벌을 줘야겠는데?”봄날이 홀린 듯한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뭐 이런 막장 같은 인연이 다 있단 말인가! 찌질이라고 온갖 무시 다 한 남자가 눈 앞에 떡하니 나타나 직원 운운하고 있으니. 이 회사에 들어올 정도면 적어도 4년제 대학 정도는 나왔다는 말이었다. 맙소사!“벌이요? 신입 사원이 선배에게 벌 운운하는 거 좀 웃긴 거 아닌가요?”“그런가? 그럼 직속상사에게 고자질해서 당신을 난처하게 할까? 그 편이 낫겠어?”“윽! 버, 벌이 뭔데요!”눈을 질끈 감고 있던 봄날이 깜짝 놀라 눈을 크게 키우는 순간,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깊지는 않았지만 달콤하고 나른한 키스에 심장은 새의 날갯짓처럼 파닥거렸고 다리는 젤리처럼 허물어질 것 같았다.“오랜만에 맛봐서인지 달콤하군. 만나서 반가웠어. 일해.”시호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입가에 묻은 립스틱을 지워내더니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쳤다. 정말이지 이 여자는 놀리는 맛이 좋다. 신입사원이라 하니까 일말의 의심조차 없이 믿는 눈치였다. 똑똑한 척은 그렇게 하는데, 어딘가 나가가 덜 조여진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사랑스럽지 않던가!“정말, 이 회사 다닐 거예요?”“죽는 날까지!”“말도 안 돼!”봄날이 울먹거리는 음성으로 재차 확인했다. 그가 등을 보인 채 짧은 인사를 건네고 그렇게 그가 사라졌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듯. ‘제발, 꿈이라고 해줘어어어!’[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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