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까지 앞으로 한 걸음 외전 [단행본]

꽃길까지 앞으로 한 걸음 외전

평생 힘을 뽑히며 살다가 결국 열여섯 살에 죽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는데.
눈을 뜨니 과거로 돌아와 있었다.
다시 시작된 제물로서의 삶.
이번에도 평생 고통만 느끼다가 죽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내 앞에 한 번도 본 적 없던 아빠가 나타났다.
나처럼 내 존재를 전혀 몰랐던 아빠가.
              * * *
“내 힘은 언제 가져갈 거야?”
이반나의 말에 단테의 두 눈이 크게 흔들렸다.
“다들 그랬어. 당신은 언제 가져가?”
“……나는, 가져가지 않을 거다.”
“왜?”
이반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모두가 제힘을 탐냈다. 인간을 위해 신께서 보내 주신 제물이라며 모두가 가지고 싶어 했다.
그런데 왜 이 사람은 거부하는 걸까?
“이제는 누구도 네 힘을 빼앗아 가지 못할 거다. 누구도 너를 괴롭히지 못할 거다. 내가 너를 지켜 주겠다.”
“내 힘을 가져가겠다는 거네.”
“그러지 않는다고…….”
“다들 그렇게 말하면서 내 힘을 뽑아 갔어. 날 감옥에 가둬 두고.”
고작 다섯 살의 아이가 한 말이라기엔 너무 잔혹했다. 하지만 어린 이반나의 얼굴은 아무런 감정도 깃들어 있지 않았다. 그게 당연하다는 듯.
완전히 망가져 버린 딸의 모습에 결국 단테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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