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에 옷 젖듯

가랑비에 옷 젖듯

3년을 만났던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괴로워하고 있던 상은. 그런 그녀 앞에 남동생의 친구인 기석이 나타난다. 집을 구할 때까지 한 달간 임시로 상은의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된 기석, 상은은 그런 그를 반긴다. 
***
  상은이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고 있었다. 기석의 표정이 굳어졌다. 
“제 빨래는 제가 널게요.”
  기석의 어색한 표정을 본 상은은 그제야 뭐가 잘못됐는지를 눈치 채고는 피식 웃었다. 
“뭐, 어때? 그냥 동현이 거 하는 김에 네 것도 같이 한 거야. 신경 쓰이니?”
  늘 당당하게 속옷을 벗어 내놓는 동현만 보고 살아온지라 기석의 예민한 반응이 좀 낯설었다. 하긴 친구누나랑 친누나는 좀 다르겠지.
“집에 멀쩡한 세탁기 놔두고 빨래방 가지 말고 앞으론 그냥 집에서 빨아. 네가 그러니까 나도 내 속옷 널어놓기가 미안하잖아.”
  상은이 두고 간 빨래바구니 앞에 한동안 망연히 서 있던 기석이 제 빨래를 널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빨래건조대에 걸려 있는 상은의 속옷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것 때문에 그동안 일부러 베란다 쪽에는 잘 나가지도 않았던 기석이었다. 상은의 빨래를 보면 저도 모르게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차마 제 속옷을 상은의 눈이 가닿는 자리에 널어놓기가 민망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빨래방에 가서 빨래를 해오던 그였다. 그랬는데 상은은 아무렇지도 않게 제 방에 들어가서 이 빨래들을 가지고 나온 모양이었다. 
  어찌 보면 고마워해야 할 일인데도 어쩐지 기분이 가라앉았다. 자신이 상은을 이성으로 여기고 있듯 상은도 당연히 저를 이성으로 의식해 주기를 바랐던 것일까? 
  방으로 들어온 기석은 침대 위에 가방을 내려놓은 뒤 한동안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뭔가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뭘까, 이 낯선 감정은? 
  그의 내부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그 감정은 상은에게 동현의 친구가 아닌 한 사람의 남자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설사 그로 인해 상은이 저에게서 더 멀어진다고 해도 더 이상은 그저 편한 동생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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