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한테 가고 싶다는 말로 들리는데.” 자신이 내뱉은 말에 제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얼굴에 감정이 다 드러난다.그가 사는 세상에는 좀처럼 없는 일이라 단이 입가를 슬쩍 비틀었다. “난…….”“아님 갈 곳이 있나?” 제나의 말을 싹둑 자른 그가 손을 들어 셔츠 단추를 천천히 풀었다. 갈 곳…… 정곡을 찔린 제나가 입술을 물었다. 없다, 갈 곳은. 이제 제나가 갈 곳은 어디도 없었다.제나는 그의 탓도 아닌데 그를 보며 눈에 힘을 주었다. 단은 금방이라도 물기를 쏟아낼 것 같은 제나의 말간 얼굴을 보자 조금 전까지 있었던 두통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왜 도와주신 건데요?” 그녀의 물음에 그의 눈썹이 스윽 올라갔다. 그에게서 나는 묘한 체취에 머리가 어지럽다. 시린 그의 눈빛을 감당하지 못하고 제나가 시선을 그의 목덜미로 내렸다. 가슴께까지 벌어진 셔츠에서 그가 손을 뗐다. 그 손이 허리에 짚는 걸 제나의 눈동자가 따라갔다. “빚은 갚아야지.”<[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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