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도사, 모범생, 학계의 유망주.
이런 과거의 칭호에 매달릴 여유는 없다.
시한부 상태로 은거 중인 여밀양에게 중요한 건
오직 치료법을 찾는 것뿐.
헤어진 연인 금사의와 5년 만에 재회한 건,
계획에 없는 일이었다.
의술사가 된 그에게 최소한의 도움만 받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고 싶었는데.
“너는 내 치료법을 함께 찾아주는 의술사야. 나는 환자고.”
“그게 끝이에요?”
“끝이지.”
성의없는 대답에 사의가 한 걸음 다가갔다.
“전 선배랑 헤어졌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밀양은 당황스러웠다.
“무슨 소리야?”
“선배가 저한테 다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보이길래 거리를 좀 둔 것뿐이에요.”
자꾸만 변해가는 상황이 무뎌진 감정을 자극한다.
건강과 사람 사이의 관계 모두
밀양에겐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모든 발자국은 그림자를 품은 채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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