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다 가진 것 같던 남윤 도령.
하지만 영목의 눈엔 왜 그리 외롭고 불쌍해 보였을까.
어느 날, 가문이 몰락하고 감옥에 갇힌 윤.
그를 구하기 위해 그녀는 스승인 용과 내기한다.
영목이 굳이 남장을 하지 않아도,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당당히 살 수 있는 세상에서 다시 태어날 것.
그런 세상이 되었다 싶거든 윤의 이름을 기억해 낼 것.
내기를 수락한 영목은 눈을 감으면서 윤의 말을 되새겼다.
나는 항상 여기 있습니다. 마음 편한 날에 천천히 오세요.
급히 달려오다 넘어지지 말고, 서두르다 구르지도 말고,
오래도록 안녕하시다가 어느 날 문득 적적하시거든 그때 슬슬 걸어오세요.
꼭 저처럼 차분하고 서늘하던 마지막 인사.
평생 무엇 하나 쉽지 않았던 영목은 이렇게 쉬운 내기마저도 불안할 뿐이었다.
머지않은 언젠가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시 만나서 윤이 도령, 하고 크게 불러줄 수 있을까.
* * *
부유한 역관 가문의 하나뿐인 후계자 남윤.
호위 무사이자 벗인 영목과 함께하며 순조롭게 상단을 키우고 모든 일이 잘 풀리던 찰나, 갑작스러운 모함으로 가문이 무너지고 말았다.
정신을 차린 후의 삶은 윤의 이해를 넘어선 것이었다.
햇빛 아래 설 수 없고, 피비린내에 이성을 잃고, 모르던 감각들이 예민하게 살아났다.
죽어 버리고 싶었지만 죽을 수가 없었다.
이제 어떻게든 살고 견뎌 언제 만날지 기약 없는 날을 기다려야 한다.
소중한 사람의 이름을 품고.
요미찡 LV.71 작성리뷰 (476)
표지와 제목이 강하게 주장하고 있 듯, 남여주 외 등장인물들 전체의 피폐구름신파물.
자유가 억압되고 존재가 천히 여겨지는 시대의 아픔을 작정하고 쥐어 짰어요.
애잔하고 설웁기 짝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읽으면서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크게 설웁게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지 않을 때 보는 게 좋은 작품이에요.
혹은 감성 쥐어 짜이는 작정한 신파물이 취향인 분에게도 좋을 듯 합니다.
약속을 위해 죽음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여자와, 인간의 탈마저 버린 채 고통 속에서 여주만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남자의 애절하고 처절한 사랑이야기이며, 후반엔 여주 후회물이 되네요.
과정이 고통스러운 피폐애절신파고, 엔딩은 해피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