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나타난 아버지는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는 작은 생명체를 남겨두고 또다시 홀연히 자유를 찾아 떠나 버렸다. 발정 난 짐승처럼 새끼들만 주야장천 낳고는 무책임하게 버려두고 떠나는 아버지라는 작자를 보며 서윤은 생각했다. 섹스는 즐기되 아이는 낳지 않겠다고. 달랑 등에 배낭 가방 하나 메고, 다 헤진 토끼 인형을 손에 쥔 채 바들바들 떨며 서윤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땅바닥만 빤히 내려다보고 있는 이 아이. 이름이 유진이라 했나? 딱 봐도 혼혈 티가 나는 이 녀석의 눈은 또 푸른색이었다. 도저히 적응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이가 아빠랑 오래 살아서 한국말을 잘 한다는 것?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지 삐쩍 마른 몸, 열 살치고는 굉장히 작아 보이는 키, 그리고 겁에 질린 듯한 커다란 눈망울. 누가 보면 잡아먹으러 데려온 줄 알 정도였다. “도윤과 재윤은 학교에 가야 하고 나는 일을 가야 하는데, 대체 이 녀석은 누가 보냐고!!” 이렇게 어느 날 갑자기 내게 열 살 난 동생이 생겨 버렸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