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피도 눈물도 없는 피폐물 소설 속 남주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원작 소설 속, 잔인하기로 유명한 남주였기에 싹수부터 다를 거라며 덜덜 떨며 그를 봤는데.
“마시써!”
즐겁게 디저트를 오물거리는 볼이 빵빵했다.
“…괜찮아, 걸어갈 수 이써!”
넘어져서 아플 텐데도, 눈물을 훔치며 다시 씩씩하게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어떡해….”
피폐물 남주가 될 내 아들이 너무 귀엽다.
그 뒤, 나는 몰래 뒤에서 이것저것 먹을 걸 쥐여주고 살뜰히 챙기며 편지도 썼다.
그런데.
“나한테 친절하게 대하지 마! 그렇게 해 봤자 나는 엄마 같은 거 필요 없으니까!”
내 아들이 생각보다 더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
기웃거리며, 아들의 아빠이자 남편한테 이 일에 대해 상담해 보려고 하는데.
“내가 그리 싫다고 하더니 자식 교육을 같이해 보자고? 사고를 당하더니 이상해진 건가.
남편이 더 나를 싫어하잖아……!
***
노력한 결과 아들과는 조금 친해진 것 같은데.
“나만 빼두고 어디가?”
“나 제일 좋아한다면서, 지금 나보다 아빠가 더 중요한 거야?”
“엄마는 나야, 아빠야?”
이상하게 남편과 붙어 있으면, 유독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그리고 나를 싫어하는 남편이 어딘가 이상한데?
……이 부자 날 싫어하는 거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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