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없이 맞닿은

틈 없이 맞닿은

“내가 아무 증거 없이 멀쩡한 처녀에게 애를 가졌다고 할까. 그것도, 내 아이를.”사납게 눈매를 좁힌 강혁이 연우의 배를 보았다. 연우는 배로 향할 뻔한 손을 가까스로 멈추었다. 스스로 임신했다고 알릴 수 없는 나름의 노력이었다.어느새 눈물까지 글썽거린 그녀는 이가 딱딱 부딪힐 정도로 한기를 느끼며 거짓말을 했다.“임, 임신은 맞지만…… 대표님 아이는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그래? 그럼 누구 아이인데?”어디 말이나 해보라는 듯, 너그러이 대답을 기다리는 태도가 연우를 더 겁먹게 했다. 이렇다 할 표정이 없는 얼굴과 달리 그의 눈빛만은 서늘하게 곤두서 있었다.“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네 배 속에 있는 아이는 내 아이야.”강혁은 선언하듯 분명하게 못 박았다. 그리고는 연우가 뭐라 항변할 틈도 없이 덧붙였다.“그러니 너도 아이도, 더는 평범하게 살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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