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국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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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눈을 뜬 하온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으나 기이한 위화감이 들었다. “원비마마.” 사람들은 자신을 그리 불렀다.설국 11대 왕, 해성군. 광기와 폭군의 대명사.그리고 자신은 그의 정비였다.“다른 계집들은 왕의 씨를 받아보겠다고 온갖 짓거리를 다 하는데.” 손목을 움켜잡은 그의 악력이 더욱 거세졌다. 통증에 본능적으로 어깨가 움츠러들었다.금색이 도는 기이한 눈동자에 담긴 것은 분노, 초조함,“정작 조강지처한테는 이리 매번 소박을 당하고 있는 것을 알면 얼마나 우스울까?”그리고 통한할 만큼의 묘한 슬픔과 절박함.본능적인 위압감에 움츠러들면서도 하온은 이상하게도 그가 처연하고 위태롭게 느껴졌다.“나는 영악한 자라 이런 기회를 놓칠 마음이 없습니다.”얼마 만에 내게 곁을 내어준 것인데.홱 몸을 일으킨 융의 기세에 순식간에 제 몸이 바로 눕혀졌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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