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목 산간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산불의 시작이 작은 불씨이듯, 그녀가 겪을 운명의 시작도 고작 한 줄의 예언이었다.
『은발에 자안을 가지고 태어난 여아는 훗날 창공의 지배자를 낳는다.』
예언가들이 입을 모았던 그 한 줄의 여파는 컸다.
창공의 지배자를 황제로 해석한 이들에 의한 멸문,
홀로 도피하던 중 떨어진 이상한 세상.
복수조차 허락하지 않는 잔인한 운명 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살아가던 여아는
10년 후 두 개의 태양이 하늘 꼭대기에서 교차하는 순간, 한 남자를 만난다.
그는 말했다.
”내 밑으로 들어와. 내가 널 귀히 써 주마.”
평범함 속에 묻혀 있던 운명이 다시 그녀에게 길 위로 올라서라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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