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세이용가로 개정된 내용입니다.세상에 단 하나뿐이던 남동생을 잃고 그저 건성으로만 살아가던 새연은 오랜 친구까지 외국으로 가버리자 처음으로 연애를 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잘해보고 싶었던 남자친구는 그녀 외에 어린 파트너가 있었고, 실망한 새연은 남동생과의 추억이 있는 제주로 여행을 떠나버린다. 생전 처음 혼자 떠난 여행에서 그녀는 가방도 잃고 지갑도 잃고 미아가 되고 마는데, 남동생의 죽음 이후 연락 한번 없던 남동생의 친구가 느닷없이 그녀의 앞에 나타난다. 너무도 짙은 남자의 얼굴을 하고서.***순간 새연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터졌다. 지욱이 그녀의 여린 손목과 손바닥을 조심스레 쓰다듬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엄지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손목 안쪽을 살살 문지르더니 손바닥 안쪽까지 둥글게 간질였다. 그래봤자 손목이고 손바닥일 뿐인데 왜 이렇게 이상한 기분이 드는 걸까. 그의 손이 닿지도 않은 목덜미 위로도 찌르르 가는 전류가 흘렀다. 이 숨 막힐 듯한 분위기에 감각마저 이상해진 것 같았다. 그 사이에도 지욱은 새연의 손바닥 구석구석을 매만지고 쓰다듬고 문질렀다. 새연이 손을 빼야겠다는 생각조차 까마득하게 잊어버렸을 때, 그녀의 손바닥을 종횡하던 기다란 손가락들은 작고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사이를 애태우듯 간질이다가 마침내는 그 사이로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이만큼 벌어진 두 개의 침대 사이에서 두 손이 단단하게 깍지를 끼고 하나로 결합되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지욱은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어떻게 해 줄까?너무나도 명백한 신호를 주고서 그는 가만히 기다리기만 했다. 결정은 오로지 새연의 몫이라는 듯. 그래, 안 될 게 뭐야.오늘 난 슬프고 분노하고 절망했는데.가방도 잃어버리고 지갑도 잃어버릴 만큼 어이없고 멍청하기도 했고.그리고 취했으니까. 분명 취했을 거니까. 이런 오늘에 미친 짓 하나 더 보탠들 뭐가 문제인데.새연은 깍지 낀 손을 잡아끌었다.오늘이 아니면 절대 하지 못했을 말을 속삭이며.“……이쪽으로 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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