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보다 아꼈던 쌍둥이 아우의 배신으로고작 쌀섬 값에 은 제국으로 팔려 오게 된 자히.비빈도 객도 아닌 신세로 외궁에 갇혀 살던 어느 날그녀는 이상한 흐느낌 소리를 듣게 된다.그것도 단장을 끊어 놓을 듯, 애절한 사내의 울음소리를.소리에 이끌려 발걸음 한 곳에서눈물과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미색의 사내를 마주한 그녀.“춥지 않소?”“추워선 안 되지. 언 땅 아래 누워 계시는 분도 있거늘.”기묘했던 그날 밤 이후, 자히는 은 제국의 황제로부터그녀를 황후로 맞이하겠다는 황명을 받게 되는데…….* * *“자신의 처지와 위치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짐이 허락하는 것만 누리세요.”“그…… 당연한 것을요.”“그것만 지킨다면 짐은 평생 그대를 보살펴 줄 것입니다.”그 허락이 어디까지인지를 물었건만, 돌아오는 것은 우아한 경고다.처지와 위치라…….그저 복종하면 된다는 건가?자히는 그가 한 말을 입 안에서 굴렸다.잠깐 생각을 고르는 사이, 황제가 앉은 그대로 상체를 숙여 거리를 좁혔다.“선을 지키세요.”“물론입니다, 폐하.”“명심하세요, 자히. 그대는 내 것입니다. 짐이 값을 치르고 사 온 신부. 그러니 짐의 손아귀 안에서만 노는 겁니다.”모멸감이 들 정도로 완벽한 우위를 점한 모습을 내보이는 말에 자히의 얼굴이 설핏 굳었다.“염려 마시지요, 폐하. 명심하겠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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