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겠단 이유가 고작 잠자리였던 건가?”“몰랐는데. 그 이유도 있었나 봐. 성격 차이로 이혼한다고 하잖아.”“그게 성, 차이이기도 하다는 거군.”강민은 연호만을 주시하며 이혼합의서를 빼 들어찌익, 찌익. 천천히 그녀의 눈앞에서 종이를 찢었다.“이런 거 적을 시간에 말을 하지 그랬어. 당신 더럽게 그 짓거리 못 한다고.”무진 그룹 후계자인 천하의 주강민이 그 짓을 잘 못 해서 이혼당한다니.수모도 그런 수모가 없었다.그리고 못 하는 게 아니다. 안 한 것이다.그것도, 아예 안 하려던 걸…… 다름 아닌 결혼한 아내에 대한 존중으로 했다.고작 그게 뭐라고, 이렇게 그를 비참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당신이 지금 아무리 끝내주게 한다고 해도, 난 이혼합의서는 다시 작성할 거야.”“왜?”“억지로 노력하는 순간, 이미 돌이킬 수 없지 않을까?”“노력 무시하네.”감정이라고는 조금도 없다는 얘기를 듣는 무색무취의 주강민에게서,끌어내선 안 되는 걸 끌어내는 유일한 사람, 이연호.“이연호, 너는 내가 억눌렀던 뭔가를 계속해서 끄집어내는 재주가 있어. 왜, 네 앞에서만 서면 이렇게 주체가 안 될까?”그가 왜 이러는지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억만금도 줄 수 있을 거 같았다.살면서 이토록 불분명하고, 어지러웠던 문제는 처음이었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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