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 같은 년을 좋아하게 될 일은 죽어도 없어.”
확신에 찬 말은 절망을 가져왔다.
어떻게든 저 짐승의 호감이 필요하건만, 그들의 혐오감이 너무나도 짙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가 없었다.
‘난 뭐든지 할 거야. 살 수만 있다면… 뭐든지.’
그녀는 그들이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들이밀었다.
그 결과, 그 조건을 탐내는 짐승들이 제게 하나둘 모여들었다. 일은 원만하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오직 겉으로만.
“역겨워.”
새빨간 눈동자에 싸늘함이 스쳤다.
“어떻게든 호감을 얻어보려고 간이고 쓸개고 빼줄 듯이 구는 게. 얼마나 노골적인지. 토 나올 뻔한 걸 많이도 참았어, 내가.”
혐오감이 뒤범벅된 어조는 호감을 얻을 수 없다고 확신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진실이 드러나고, 목줄이 그녀의 손에 쥐어졌다.
모든 것이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
“...원하는 사람을 말해봐요.”
개든, 호랑이든, 뱀이든, 말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 누구를 선택해도 똑같겠지. 모두가 그녀를 원하고 있었으니.
“걱정 마. 선택받은 놈은 네 충실한 짐승이 되어, 발밑을 기어줄 테니까.”
발바닥을 핥으라고 해도 흔쾌히 핥을 거라며 짐승이 낮게 웃었다.
주위에는 상대를 유혹하는 듯한 페로몬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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