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지 6개월, 쇼윈도 부부였던 전 남편 유태건이 기억을 잃은 채 돌아왔다.“나에 대해 많이 알고 있던데. 혹시 우리……집에서 가사 도우미를 했었나?”“우리 결혼한 사이예요.”그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서 예니를 보았다.“언제부터 그랬지?”“네?”“나와 결혼했다고 상상하는 거, 언제부터 그랬냐고?”* * *예니가 본능적으로 그의 손목을 잡았지만, 손아귀에 아무런 힘도 실리지 않았다.“싫으면 그만하고.”“자, 잠깐만요.”여기서 끝까지 간다면 예니는 그가 떠난 뒤의 감정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날것처럼 붉은 욕망을 그대로 드러낸 태건의 까만 눈동자에 아쉬운 빛이 서렸다.“감당 못 할 것 같은가?”“……네.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좋겠어요.”“날 벼랑 끝까지 몰아넣고 그만한다고?”빤히 내려다보는 태건의 눈빛이 지독할 정도로 섹시했다.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그에게 예니가 건조하게 목소리를 튕겼다.“우리 이혼한 사이예요.”“방금 했던 말 다시 해 봐.”“우리 이혼한 사이라고 했어요.”타액이 묻어 번들거리는 입술이 그녀의 앞에서 조금씩 멀어졌다. 충격을 받았는지 태건은 제 앞에 놓인 맥주를 벌컥 들이켰다.“이왕 말한 거 다 말해 줘요?”“잠깐만 기다려. 지금 그거 하나만 들었을 뿐인데 내 머리가 복잡하니까.”그의 기억이 돌아오면 두 사람의 인연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될까?기억을 잃은 전남편과 그런 전남편을 추억하는 전아내의 아찔하고 위험한 동거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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