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의 남자를 훔치다 [선공개]

황후의 남자를 훔치다

“상복을 벗기도 전에 유곽을 헤맬 줄은 몰랐어.”
“대공께서도 그 밤이 꽤나 기억에 남으셨나 봅니다. 이리 직접 찾아오신 걸 보면.”
첫 번째 결혼으로는 재력을 두 번째 결혼으론 권력을 얻었지만, 아버지의 욕심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두 번째 남편의 장례식이 끝나기도 전에 황제의 정부 자리에 저를 밀어 넣는 아버지를 보며 엘리아나는 결심했다. 
어차피 해야 할 결혼이라면 스스로 결정하기로.
그런 그녀 앞에 그레디 크라이버가 나타났다.
한때의 전쟁영웅.
선황제의 서자.
황제의 개.
제국 최고의 망나니.
그리고 황후인 형수에 대한 사랑으로 황성을 떠도는 유령.
그런 그레디가 정부를 들이려 한다는 황제의 소식에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제가 원하는 게 아니라 대공께서 바라시는 것을 말씀하셔야지요. 값을 치르는 것은 대공이지 않습니까?”
그레디 크라이버는 황후 로젤라를 사랑한다. 
엘리아나는 그런 그레디 크라이버의 사랑에 제 운명을 걸어 보기로 결심했다.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질 일은 없을 테니.
*
.
그레디에게 입술을 물어뜯기는 상황에서도 엘리아나는 눈을 감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바짝 안겨 들었다.
“윽!”
그레디의 입술에서 짧은 신음이 터졌다.
“이봐. 아무리 나라도 그런 식으로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면 아파.”
핏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입술로 활짝 미소 지은 엘리아나가 그의 귓가로 몸을 숙였다.
“못 배운 개새끼처럼 굴기에 그에 맞는 대접을 해 드린 것뿐입니다.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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