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물론이고 몸까지 송두리째 그 아이에게 빼앗겼다.
필사적으로 만든 완벽한 삶이었다. 그런데 모든 걸 그 아이에게 빼앗겼다.
선의를 베풀며 자매처럼 아껴주었던 그 아이에게.
그렇게 그 아이는 완벽하게 내가 되었고, 나는 그 아이가 되어 짓지도 않은 죄로 감옥에 갇혔다.
아무리 소리쳐도 누구도 날 알아보지 못했고, 몸과 마음은 너덜너덜해져 갔으며 끝내 삶을 포기하고 싶어졌다.
그때, 한 남자가 나타났다.
“……이자벨?”
유일하게 날 알아본 그 사내로 인해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
“진짜, 이자벨이야……?”
믿을 수 없는 현실이 꿈처럼 느껴져 이자벨이 천천히 손을 뻗어 그의 뺨을 그러쥐었다.
“다, 시…….”
순간 아르킨의 보라색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눈동자가 참으로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 불, 러……봐.”
이자벨은 물기 어린 목소리로 애원했다.
“이, 자벨,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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