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것을 다른 이와 나누는 취미가 없습니다.”
이혼하자는 테레즈의 말에 전남편이 한 답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걸까?
다시 얻은 삶에서는 사랑 따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전남편이 완전히 찰거머리처럼 변했다.
"내 얼굴은 마음에 든다는 겁니까.”
"내가 보이는 곳에 있는 게 좋겠습니다."
"자꾸 질투가 납니다."
따위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으면서,
하지만 테레즈는 어리석었던 과거를 되풀이할 생각이 없었다.
지옥 같은 이 결혼의 끝이 죽음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럼에도 남편의 집착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
"이혼하자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각하."
“그대는 나를 이해하기 힘들 겁니다.”
순간 공작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 같은 사람은 새로운 사랑 같은 것을 할 여유가 없습니다.”
공작이 기다란 손가락으로 테레즈의 은발을 헤집으면서 속삭였다.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그의 떨림은 어느 순간보다 진실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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