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스가 새장 가까이 다가오자, 옅은 숨결이 느껴졌다. 루나는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었다.
“앞으로 네가 해야 할 일은….”
일리스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나를 유혹하는 거야. 내가 너를 사랑해 마지않도록. 널 위해 목숨을 바치고 모든 다 버릴 수 있을 거처럼.”
달빛보다 창백한 피부, 은빛처럼 빛나는 머리카락, 밤하늘처럼 새까만 눈을 가진 남자가 그녀에게 한 첫 요구였다.
“나를 홀려. 그게 너 같은 마족이 잘하는 짓이잖아?”
**
루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뒤척였다.
“아직도 불편한 게 남았어?”
일리스가 상냥한 얼굴로 다시 물었다. 루나는 망설임 가득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사실 제일 불편한 게 하나 남았다.
바로 일리스였다.
늘 차가운 시선을 보내왔던 그가…. 갑자기 변했다. 루나는 이런 일리스가 낯설었다.
마치 솜사탕 같은 달콤함이었다. 지금은 너무 좋지만, 곧 녹아 사라질 거 같은….
“일리스…. 혹시 제게 홀렸나요?”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