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의 첫사랑, 이후 10년 만의 재회.사랑을 몰랐던 그날의 소년이 돌아왔다.지긋지긋한 꿈도, 간절한 바람이 담긴 환영도 아닌 그가.“현선아.”현선은 다정한 목소리에 불쑥 고개를 치켜들었다.익히 알고 있는 도윤의 외관이 새삼 사랑스럽게 와 박혔다.심장에 가해진 타격 또한 컸다.덜 자란 애처럼 말 한마디 제대로 내뱉기 힘이 들 만큼.“나랑 결혼해 줄래?”운명적인 만남. 그리고 계획적인 결혼.사랑은 나 혼자만의 것임을 알면서도현선은 그의 청혼에 응하기로 마음먹는다.네가 누군가를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시작한 일이었으니.힘겹게 입꼬리를 올렸다.차오른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 눈을 휘며 웃기도 했다.“사랑하지 않는 거지?”“그런 감정놀음 이제 지겨워.”“사랑할 일도 없는 거지?”현선은 결국 두 귀를 틀어막았다.“그래.”***“나는 시도 때도 없이 생각나.”그는 현선의 보드라운 뺨을 쓸어내렸다. 그 감각 뒤로, 온몸을 붉힌 채 안아 달라 손을 뻗던 여자가 떠올랐다. 혹여 내가 밀어낼까, 젖은 눈을 들어 소심하게 눈치를 살피는 모습까지도 세세하게.“너랑 하는 생각만으로도 흥분해서 난감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야.” 사랑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 가정부 취급도 참을 수 있었다. 그렇게 그의 곁에 머물기를 택했다.너무 아픈 비밀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15세이용가로 개정한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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