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590, 사랑해 오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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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내 남편의 품에 안겨 있었다. 정성들여 손질한 것 같은 긴 웨이브 머리, 모델같이 길고 가느다란 체형에 10센티가 넘는 하이힐을 신은 여자. 내 남편의 첫사랑, 김미호였다.도망치듯 내달렸다. 눈물이 쏟아져 나와 멈추질 않았다. 쌕쌕거리고 숨을 몰아쉬며 옆을 돌아보니 가게 유리창에 내 모습이 비추어 보였다.질끈 묶었던 머리는 정신없이 헝클어졌고, 화장기 없는 푸석한 얼굴, 애를 낳고서도 아직까지 살이 덜 빠진 퉁퉁한 몸. 내가 봐도 볼품없었다.‘내가 조금 더 예뻤더라면 두 사람한테 달려가서 머리끄덩이라도 붙잡고, 따귀라도 올려붙일 수 있었을까?’나는 창피한 줄도 모르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서럽게 울었다. 그런데 어느날. 중년이 된 나를 찾아온 노인이 말했다.“인생을 한 번 되돌려 보지 않으련?”[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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