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안 나는 모양이야.네가 날 먹고 도망간 날 말이야.”새로 부임한 본부장을 본 봄은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리고 말았다.며칠 전 뉴욕 출장에서 우연히 재회했던 서정후, 그 남자였던 것이다.겨울이 되면, 자연스럽게 떠올렸던 남자다.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첫사랑을.“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오해라. 또 실수였다고 내빼면 서운한데.”그저 혼자만의 감정이라 생각했는데, 그는 8년 전의 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리고 충동적이었던 뉴욕에서의 밤까지도.“다시 날 만나도 어떻게든 감당하겠다고 했잖아.……두 번 다시 도망가지 말라고.”출구가 완전히 막힌, 서정후에게 갇힌 기분이었다.그 순간 봄은 깨달았다. 8년 전, 겨울이 다시 시작되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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